워킹 홀리데이를 가게 되는 사람은 14일 이내로 재류카드에
주소를 등록하기 위해서라도 주거지를 구해야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원룸 혹은 쉐어하우스를 선택한다.
원룸은 사생활이 보장되고, 친구도 부를 수 있고, 굳이 나열 안해도 다른 좋은 점은 다들 알 것이지만,
비싸다.
흔히 말하는 초기비용(시키킹, 레이킹, 중개 수수료 등...)이 있고
(한국은 보증금을 기본 몇백, 천단위 까지 내기도 하지만
돌려받을 돈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시 되지 않는다.)
전기료와 수도료도 직접 지불해야한다. 인터넷, 가스, 전기, 수도 등등
모든 것을 직접 신청해야하고 가구나 가전도 자기가 준비해야하며,
심지어 일본은 보통 전등도 자기가 사서 달아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입거와 퇴실 등 계약적인 부분도 꽤나 복잡하다.
도쿄의 경우 월세도 살인적이다. 같은 값이면 오사카, 후쿠오카 등에서 넓게 살 수 있다.
쉐어하우스는 위의 단점을 다 해결해준다. 관리비 안에 전기, 수도, 인터넷, 가스 등
모든 요금이 포함되어 있기에 얼마나 쓰든지 상관이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알려져있다).
계약도 쉽기 때문에 입거와 퇴실도 자유롭다.
그러나 쉐어하우스는 일단 사생활 보장이 어렵다. 방음도 잘 안된다고 하며, (몇몇 쉐어하우스는 개인용 냉장고를 방에 두기도 하지만)방을 제외한 부엌, 화장실 등은 공용이다.
그리고 쉐어하우스라고 해서 반드시 저렴한 것은 아니다.
계약금이 분명 있으며(할인이나 없애주기도 한다.),
원룸에서 관리비가 2~5천엔 사이던 것이 쉐어에선 1만엔까지 붙어 월세가 원룸과 비슷한 경우도 있다.
나는 사실 고민할 것도 없이 원룸이었다.
집 밖에서 살았던 경험은 군대밖에 없고, 자취에 대한 로망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원룸은 비싸지만, 그래도 자취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은 도통 쉬운 일이 아니다.
원룸에서 살기로 결정했다면, 다음에 결정할 것은 내가 살고싶은 집은 어떤 집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보통 일본에서 원룸하면 진짜 원룸인 1R, 부엌과 방이 별도로 (문으로)분리된 1K가 있다.
나는 1K로 결정했다. 일본인들도 보통 자취시에 1K집에서 사는 듯하다.

(일반적인 1R (원룸)과 1K의 구조이다. 두개의 차이는
원룸에는 부엌을 구분하는 문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건물의 건축년도, 건축구조이다.
일본은 1981년 6월에 새로운 내진설계에 관한 법이 적용됐기 때문에, 그 이후의 집을 고르는게 좋다.
새로운 집이 좋기도 하고... 아무튼 최대한 새 것이 좋다.
집이 좀 오래되었으면 리모델링(리폼)했는지 알아보자.
최근에 리폼한 집은 외관은 좀 그래보여도 내부는 앵간한 신축 뺨친다.

(사진 출처 : http://wowjapan.tistory.com/261 )
사진 출처에서 일본의 내진설계에 관련한 정보들이 잘 정리 되어있으니 관심 있으면 참고하자.
건축구조에는 보통 목조나 철근 콘크리트 등이 있다.
목조는 말 그대로 나무로 지은 집이며, 보통 일본에선 목조로 짓는다.
집을 굉장히 빨리 지을 수 있으며, 지진이 일어나도 나무기때문에 집이 붕괴되도 깔려죽진 않는다.
그러나 화재에 취약하고, 보온이 잘 안되서 겨울엔 몹시 춥다.
방음도 잘 안된다고 한다.
철근 콘크리트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지은 집이다.
시공비용은 목조의 두배 이상 든다고 하지만, 지진에 안전하고 방음, 보온 등이 좋다고 한다.
그 외에 경량 철골조, 철골 등등이 있다곤 하는데 애초에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여기까지 설명한다. 자세한 것은 찾아보도록 하자.
나는 목조든 철근 콘크리트든 인테리어나 역으로 부터의 위치 등이 중요했기에 딱히 지정하지 않았다.
옵션은 정말 다양하게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원룸에 세탁기, 도시가스, 가스렌지, 냉장고 등은 거의 기본옵션이나 다름없지만, 일본은 아니다. 물론 가구와 가전, 인터넷까지 구비된 풀옵션의 방이 존재하지만 비싸거나 싼 곳은 중심지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있는 경우가 허다하다.(심지어 역에서도 멀다.)
방의 바닥을 보자. 보통 플로어링, 카펫, 다다미 세 개의 옵션이 존재한다.
다다미는 볏짚으로 만든, 일본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것이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차갑지 않다.
그러나 다다미는 관리가 굉장히 힘들다.
물을 절대 쏟아선 안되고, 잘 눌리기 때문에 무거운 가구도 사양해야한다.
청소도 까다롭다. 일본에는 다다미 전용 청소기가 있을 정도다.
만약 물을 쏟을 경우 그 다다미는 썩어들어가기 때문에 교체해야한다.
교체는 결국 우리의 돈에서 나간다.
다다미의 가장 큰 단점은 냄새다.
여행하면서 다닌 료칸이나 일본에서 살던 친구의 집 바닥이 다다미였는데
다다미방의 냄새는 항상 좋지 않았다.
메주냄새같기도 하고, 아무튼 뭔가 발효되는 냄새였다.
그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다.

(보통 다다미방 하면 이런 뭔가 일본의 전통적인 느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다미 냄새는 겪어봐야 안다.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다다미방에 들어갈 때마다 냄새때문에 얼굴을 찡그렸다.)
카펫은 겨울에 차갑지 않겠지만, 먼지가 날리고, 다다미처럼 뭔갈 쏟아서도 안되고
아무튼 좋지 않다. 서양사람이면 몰라도...
플로어링은 보통 집에 있는 나무바닥이다. 데코타일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흔히 생각나는 그 바닥이다.
관리도 쉽다. 청소하기도 편하고, 뭘 쏟아도 걱정이 없다. 다만 겨울에 바닥이 굉장히 차갑다.
나는 무조건 플로어링이었다. 다다미나 카펫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외에 베란다의 유무, 햇볕이 드는 방향, 인터넷 설치 유무, 세탁기 설치 가능 유무 등이 있다.
베란다가 있으면 빨래 말리기가 좋다.
일본의 여름은 매우 습하다. 방안에서 같이 말리면 습기로 고통받을 것이다.
공간활용에 있어서도 베란다가 있는게 좋다.
인터넷 설치의 경우 일본은 인터넷 설치하기가 꽤나 까다롭다.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설치에는 집주인(혹은 관리회사)의 허가가 필요한데,
이미 설치되어 있다면 인터넷 회사를 지정하고 신청만 하면 바로 연결 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공사비가 안든다.
세탁기 설치 가능 유무. 이것은 내가 집을 고를 때 중요하게 본 사항 중 하나이다.
집에 세탁기를 설치할 수 없다면 코인세탁기를 쓰면 되지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1년동안 살면서 세탁을 얼마나 할까? 3일에 한번씩 해도 약 120번은 한다.
코인세탁기는 200~500엔 사이이다. 중고세탁기를 사고 수도료를 내는게 훨씬 이득이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 비오는 날, 추운 겨울에 세탁물을 들고 코인세탁기까지 찾아 간 다음
세탁이 완료될 때 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분실 걱정이 없다면 상관없지만.)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역시 세탁기를 사는게 좋다.
중고로 사자. 새 것은 비싸며, 어차피 1년이면 떠날 것이기에.
CATV, BS (두 개 다 케이블TV와 관련된 것이다. TV와 벽에 있는 구멍에 케이블을 연결하면 무료로 케이블TV를 볼 수 있다.) 오토락, 택배박스, IH쿠커(인덕션) 등등 자잘한 옵션이 많다.
글이 굉장히 길어졌는데, 파트2에서는 실제로 내가 방을 구했던
경험담을 적게 될 것이다.